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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 Nov

스케이터의 직업: 한호영 (Hoyoung 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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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가 걸린 팍팍한 삶에서 여유를 찾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함께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내일은 없다는 듯 청춘을 불살랐던 친구들도 취업이다 뭐다 하며 하나둘씩 떠나갔다. 취업이 스케이트보딩의 은퇴를 뜻하는 것도 아닌데, 많은 친구들이 바쁘다며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스케이트보딩과 직장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는 없을까. 데일리 그라인드는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전문직에 종사하며 스케이트보딩을 즐기는 친구들을 만나보았다. 그 첫 번째 주인공으로, 병원에서 방사선사로 일하고 있는 한호영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div><br></div><div><br></div><div><b>자기소개를 부탁한다.&#8203;</b></div><div><br></div><div>83년생 한국 나이로 37세. 병원의 영상의학(방사선) 파트에서 방사선사를 하고 있다. 지방의 300병상 규모의 병원에서 X-ray, CT, MRI, C-arm(수술실) 촬영을 했었고, 지금은 신경외과에서 X-Ray와 CT 촬영을 하고 있다.</div><div><br></div><div><br></div><div><b>현재하는 일에 관해 설명 부탁한다.</b></div><div><br></div><div>방사선사 면허를 취득 후 병원에서 근무하는 ‘방사선사'라는 일을 하고 있다. 병원에서의 방사선사 업무는 크게 세 파트로 나뉘는데, 그중 진단방사선 분야에서 일한다. 환자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도록 영상 정보를 취득하는 일을 하는데 X-ray, CT, MRI, C-arm, 초음파, 투시 조영, BMD 등의 촬영을 하고, 촬영된 영상을 관리하거나 촬영 장비의 간단한 정비와 정도 관리까지 하게 된다.</div><div><br></div><div><div><img src="../../../board/download.php?id=interview&no=85&mode=1&div=1"><br></div><div><br></div></div><div><b>&#8203;이 직업을 갖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8203;</b></div><div><br></div><div>방사선사가 되려면, 방사선사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방사선 관련 학과에 진학해서 졸업하거나 졸업 예정자가 되면 방사선사 국가고시를 볼 수 있다.</div><div>국가고시 과목은&nbsp;</div><div><u>방사선이론</u> : 방사선물리, 방사선계측, 방사선생물, 방사선관리, 전기전자개론, 방사선장치(기기), 의료영상정보, 인체해부, 인체생리, 공중보건 &#8203;&nbsp;</div><div><u>방사선응용</u> : 방사선영상, 투시조영검사, 심맥관 및 중재술, 초음파기술, 전산화단층검사, 자기공명영상검사, 핵의학기술, 방사선 치료 &#8203;&nbsp;</div><div><u>의료관계법규</u> : 「의료법」ㆍ「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ㆍ「지역보건법」과 그 시행령 및 시행규칙 &#8203;&nbsp;</div><div>그리고 <u>방사선 임상응용 기술에 관한 내용</u>,&nbsp;이렇게 총 21개 과목을 공부하게 된다. 과락이 있어서, 총점이 합격 점수 내에 들어가도 특정 과목 점수가 낮으면 불합격 처리된다.</div><div><br></div><div>대학에서는 주로 병원에서 근무하는 것을 전제로 공부를 하고 좀 더 심화해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방사선 관련 연구실이나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공부하기도 한다. 방사선사 면허 취득 관련 공부를 하면서 병행으로 방사성동위원소 취급자 면허 공부를 함께 한다. 이 면허가 있으면 방사능이라고 불리는 방사성동위원소를 다루는 일을 할 수 있게 된다.</div><div><br></div><div><div><img src="../../../board/download.php?id=interview&no=85&mode=1&div=4"><br></div><div><br></div></div><div><b>꽤 오래 탄 것으로 알고 있다. 스케이트보드를 타면서 공부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b></div><div><br></div><div>2000년, 고2 때부터 지금까지 타고 있다. 면허 취득 관련 공부를 하는 동안에는 주말에만 보드를 탔고, 국가고시가 가까워졌을 때는 거의 타지 못했다. 방사선사 국가고시 시험이 1년에 한 번뿐인데 보드 타느라 준비를 잘 못 한 것 같아서, 졸업하는 해에 국가고시를 포기하고 1년을 더 공부했다. 막상 시험을 보고 합격하니까 괜히 1년을 더 준비했던 것 같은 허탈함이 있었다.</div><div><br></div><div><iframe width="100%" height="467" src="https://www.youtube.com/embed/flz3C9jBu8I" frameborder="0" allow="accelerometer; autoplay;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 allowfullscreen=""></iframe><div style="text-align: center;">[ 한호영 Get Buck 영상 / 촬영 및 편집: 이현규 ]</div></div><div style="text-align: center;"><br></div><div><b>일은 얼마나 하는 편인가.&nbsp;</b></div><div><br></div><div>지금 근무하는 병원은 기본적으로 9시 출근 18시 퇴근이고 주말에 격주로 토요일 근무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쯤 주말 토-일 이틀간 당직근무를 하고 평일에도 가끔 당직근무를 한다. 방사선과 업무 특성상 여러 기계를 다루는 데 능숙하다 보니까, 가끔 타부서 컴퓨터에 문제가 생기거나 의료기기에 이상이 있으면 손봐주곤 한다.&nbsp;&#8203;</div><div><br></div><div><br></div><div><b>보드는 언제 주로 타는가. &#8203;&nbsp;</b></div><div><br></div><div>주 중에 한번, 주말에 한번 타고 있다.</div><div><br></div><div><br></div><div><b>직장에서 스케이트보드, 너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떤가.&nbsp;</b></div><div><br></div><div>대형병원에서 일할 때는 정장에 구두를 신고 항상 각 잡힌 모습을 하고 있어야 해서 보드를 타고 다닐 수가 없었다. 보통 취미가 스케이트보드라고 했을 때 놀라기는 하는데, 그래도 스케이트보드가 나쁘다거나 부정적인 편견을 가진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지금 근무하는 병원에서는 다들 스케이트보드에 대해서 좋은 생각을 하고 있다. 거의 매일 출근할 때 보드를 타고 다니고 옷도 크게 입고 보드를 들고 타고 다녀도 쓴소리하는 사람이 없다. 대표 원장님도 좋게 봐주시고, 가끔 보드 타는 걸 부러워하는 직원도 있다. 보편적으로 좀 독특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 같다.</div><div><br></div><div>
<img src="../../../board/download.php?id=interview&no=85&mode=1&div=2"><br></div><div><br></div><div><b>엑스레이로 장비나 신발의 사진을 찍기도 하던데.&nbsp;</b></div><div><br></div><div>보드를 오랜 기간 타면서 여러 번 다쳤다. 왼쪽 무릎의 십자인대 수술을 두 번 했고 허리디스크 L4-5, 5-S1이 터졌다. 발목 인대도 너덜너덜해 발목 안정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신발이 완충작용을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몸이 많이 아프다. 신발 내부에 미드 솔이 제대로 들어있는지, 굽의 높이는 적당한지 신발에 스태빌라이저는 잘 들어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X-ray 촬영을 하기 시작했다.&nbsp;</div><div>요즘 팝 높이도 좀 낮아지는 느낌이 있어서 하이테크 데크들을 가끔 사서 써보곤 하는데 카본 데크에 정말 카본이 들어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서 데크를 촬영하기도 하고 트럭 좌우 밸런스와 구조를 확인하기 위해 트럭을 촬영하기도 한다. 나만 보기 위한 리뷰를 쓰기도 하는데 여러 형태의 휠을 자르지 않고 단면을 보고 기록하기 위해서 촬영하기도 했었다. 이렇게 영상으로 확인하고 사용해보고 좋은 제품일 경우 재구매를 하거나 생각보다 좋지 못하면 손절한다. 또 이런 경험을 친구들과 공유하고 있다.</div><div><br></div><div>
<img src="../../../board/download.php?id=interview&no=85&mode=1&div=3"><br></div><div><br></div><div><b>결혼도 했고, 부상에 있어서 가족들이 걱정하는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b></div><div><br></div><div>발목에 습관적인 염좌로 충돌증후군이 있는데 수술을 하면 2개월 정도를 쉬어야 한다. 허리 디스크도 지금보다 악화되어 어떠한 시술을 받게 된다면 역시 몇 주는 쉬어야 할 것이다. 십자인대 수술을 한 왼쪽 무릎도 관절이 많이 마모되어 언젠가는 인공관절을 해야 하는데 역시나 몇 달을 쉬어야 할지도 모른다. 보드를 타는 매 순간이 위기인 것 같다. 보드를 집중해서 몇 시간을 타면 그날 밤부터 며칠간 너무 아프다. 생계 때문에 일을 쉴 수는 없고 여러모로 고민이 많이 된다. 살면서 보드 타는 것보다 재미있는 것을 찾지 못했다. 가족이 걱정해도 앞으로 앓는 소리 하면서도 계속 탈 것 같다.</div><div><br></div><div><br></div><div><b>&#8203;스케이트보딩 외에 즐기는 취미가 있는가.</b></div><div><br></div><div>겨울에 코바늘로 비니를 짜서 친한 친구들에게 나눠주거나 베지터블 가죽으로 작은 지갑을 만들어서 직접 쓰거나 또는 선물한다. 요즘은 커스텀 키보드를 만들어서 써보고 좋았던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친한 친구나 형님들에게 선물하고 있다. 그 외에 시간에는 주로 FPS 게임을 하거나 보드 비디오를 본다.</div><div><br></div><div><br></div><div><b>직장생활을 하며 스케이트보드를 탄다는 것이란?&#8203;</b></div><div><br></div><div>학교에 다니면서 하교 후 보드를 타던 생활에서, 지금은 퇴근하고 보드를 탄다. 방학 기간을 빼면 보드를 타는 시간은 학창 시절과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학창 시절에는 학비를 쓰면서 공부를 했던 시간에 지금은 일해서 돈을 번다. 같은 하루를 보내면서 지금은 돈을 벌면서 보드도 탈 수 있게 되었다. 일하기 시작하면서 스케이트보드 관련 장비를 원하면 바로바로 구입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적 여유가 생겼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보드 타는 건 정말 좋은 것 같다. 매일 보드를 타고 출퇴근하고 있다.</div><div><br></div><div><iframe width="100%" height="467" src="https://www.youtube.com/embed/mokt0o5KE30" frameborder="0" allow="accelerometer; autoplay;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 allowfullscreen=""></iframe></div><div style="text-align: center;">[ 풍남문에서 촬영된 한호영과 진승호의 영상 / 촬영 및 편집: 이현규 ]</div><div style="text-align: center;"><br></div><div><b>다른 스케이터에게 이 일을 권하는 편인가.</b></div><div><br></div><div>적성에 잘 맞는다면 재미있는 일이다. 이 일에 관심이 있는 스케이터가 있다면 추천해주고 싶다.</div><div><br></div><div><br></div><div><b>만약 스케이트보드를 타지 않았다면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나.</b></div><div><br></div><div>만약 스케이트보드를 타지 않았다면, 아마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있을 것 같다. 보드를 안 탔다면 아마 자살했을 것 같다. 삶이 재미가 없어서.&nbsp;</div><div>죽을 때까지 스케이트보드를 즐기고 싶은데, 나이가 들어서 보드를 못 타면 영상이나 콘솔 게임으로라도 즐기고 있을 것 같다.</div><div><br></div><div style="text-align: right;">글 / 인터뷰어: 조광훈(@kwangstavision)</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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